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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바느질

국선도복으로 행사용 깔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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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를 하다가 그만둔 도우님들이 도장에 버리고 간 도복들을 여러 벌 원장님께 얻어왔다.

나는 평소에 이렇게 버려진 도복들을 얻어다가 생활소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도장에서 필요한 것을 원장님께 만들어드릴 요량으로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내가 만들 것은 승단식을 하고 나서 간단한 뒤풀이를 할 때 음식을 차려놓을 깔개였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아주 큰 깔개가 필요한데, 국선도 도장의 행사이니 만큼 도복을 이용해서 만든다면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도복을 재활용하는 걸로 이만한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얻어온 도복들을 솔기에 맞춰 뚜벅뚜벅 잘라 다림질을 한 후, 사각형 모양으로 잘랐다.

크기는 자른 조각대로 하니, 다양한 크기의 사각형이 생산되었다.

정확하게 사각형으로 자르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다.

인치자와 롤커터를 이용해 써는 것이 그나마 간편하다. 

​그렇게 썬 사각형 모양을 서로 크기가 맞을 만한 것들끼리기 붙인다.

쌈솔 노루발을 이용해 머신으로 바느질을 했다.

크기를 맞춰가며, 계속 잇고 자르고....

그때그때 도복의 색깔들도 약간씩 차이가 나서 다양한 파란색으로 이뤄진 조각보 깔개가 완성되었다.

90X200cm​ 크기의 깔개를 두장 만들었다.

사람들이 많을 때는 두 장 모두 깔고, 적을 때는 한장만 깔아도 되도록 나눠서 만들었는데... 잘한 것 같다.ㅎㅎ 

이걸 만드는 데는 꼬박 5일이 걸렸다.

옷을 뜯어서 다리고, 조각을 연결한 뒤 크기를 맞춰 자르기 위해서 또 다리고, 커다란 조각보를 만들면서 또 다리고, 조각보를 완성하기 위해 다리고, 마지막으로 가장자리를 마무리짓고 또 다리고... 이걸 만들면서 다림질을 너~무 많이 했다.

그러고보면, 조각보를 만들 때는 다림질을 정말 많이 하게 되는데, 크기까지 커지니까 다림질 시간이 엄청 걸렸다.

무엇보다 무언가를 뜯어서 재활용할 때는 수고가 두 배로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재활용 만들기는 즐겁다.

버려질 수도 있는 쓸모없는 것들이 중요한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무언가로 재탄생시키는 일은 보람있다.

내일 원장님께 드려야겠다.

원장님께서 즐거워하실 걸 생각하니, 나도 뿌듯하다.

또 행사를 할 때, 이걸 보고 많은 도우님들이 즐거워하실 걸 생각하니 절로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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