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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도 재밌어요

등산손수건 가장자리 손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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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등산손수건은 평생 등산을 즐기셨던 아버지가 기념품으로 장만한 것들이다.

현재, 여든이 넘은 아버지는 등산은 커녕 잘 거동도 못하시는 상태가 되셨다. 

나는 몇 년 전 집에 있던 아버지의 등산손수건들을 다 가져야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이 손수건들을 쓸 때마다 산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떠올라 즐겁다.

아버지는 내가 이렇게 당신의 등산손수건들을 잘 쓰고 있는 걸 아시면, 무척 만족스러워 하실 것이다.

아주 낡은 것도 있고 비교적 톳톳한 것도 있지만, 모두 오래된 옛날 디자인의 손수건들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한참 쓰시고, 또 이어서 내가 쓰고 하니, 가장자리 바느질이 풀린 것이 너무 많다.

쓸 때마다 고치면 한 참 더 잘 쓰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당기고 있었다.

​이 손수건은 유일하게 엄마가 쓰시던 것이다.

목포 유달산을 관광갔다가 기념품으로 산 것이라는데, 엄마의 미적 안목이 잘 반영된 예쁘고 큰 손수건이다.ㅎㅎ

어머니 역시 요즘은 관절이 좋지 않아, 산행은 커녕 언덕길조차 잘 오르지 못하고 계시다.

이 손수건들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는 더는 가실 수 없는 곳들의 마지막 기념품인 것이다.

​나는 며칠 전에는 가장자리가 해진 손수건들은 모두 꺼내와 손바느질로 꿰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어머니가 선물로 주신 손수건부터 꿰맸다.

현재 상태에서 가장자리를 두겹 더 접어 한땀한땀 공그르기로 정리를 했다.

이렇게 가장자리가 정리된 손수건은 다시 차분해졌다.

하나를 꿰매는 데 시간은 엄청 많이 걸린다.ㅠㅠ

이틀에 걸쳐 겨우 하나를 마무리지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부모님의 추억이 깃든 등산손수건들을 손질해야겠다.

무엇보다 바느질하는 동안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세월이 너무 흘러, 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실 것만 같았던 어머니, 아버지가 너무 늙으셨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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