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지는 디자인이 독특한 반바지이다.
뒷모습은 바지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앞에서는 마치 랩스커드처럼 보인다.
그건 앞판이 위 사진처럼 생겼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너무 불편하다.
처음에 나는 이 특별한 디자인의 바지를 평범한 바지로 고치고 싶었다.
그런데, 두 개의 바지통이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난다.
이런 경우라면, 평범한 바지를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하는 수고가 너무 많다.ㅠㅠ
나는 이 바지를 랩스커트로 고쳐보기로 했다.
게다가 허리의 폭이 보통 바지보다 넓으니, 랩스커트의 겹치는 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불편함의 원인인 허리의 겹친 부분부터 실밥을 뜯기 시작했다.
옷을 리폼할 때는 수고롭더라도 일일이 실밥을 뜯어주는 것이 좋다.
가위로 싹뚝싹뚝 자르다보면, 어떨 때는 손톱만한 길이가 아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띠를 뜯은 뒤에는 지퍼도 뜯었다.
랩스커는 지퍼가 필요없다.
또 주머니도 뜯었다.
다행히 이 바지른 주머니가 겉에 붙어 있어서 떼어내기가 좋았다.
바지를 뜯다가 벌어진 옆선을 다시 박아준다.
그런데 옆선을 다시 박아주는 바지는 하나만 그렇게 해야 한다.
다른 한쪽은 도리어 옆선의 솔기를 끝까지 뜯어준다.
바로 이 부분이 랩스커의 펼친 부분이 될 것이다.
양쪽 바지통도 실밥을 다 뜯어서 두 개의 바지통을 사진처럼 맞대어 놓는다.
그러고는 자로 사선을 긋고 잘라준다.
사선을 잘 맞춰, 재봉틀로 바느질해준다.
솔기의 올이 풀리지 않도록 가장자리는 지그재그로 박아준다.
치마단을 둥글려 잘라서 치마단을 예쁘게 잡아준다.
그리고 치마단과 가장자리도 바느질한다.
재단하면서 자른 자투리 천을 이용해 랩스커트를 고정시킬 끈을 만든다.
허리띠를 달고 끈도 단다.
끈은 바늘을 앞뒤로 반복해가면서 튼튼하게 단다.
그러면 완성이다.
치마를 두르고 끈을 한바퀴 돌려 옆에 리본으로 매준다.
기대한 것보다 예쁜 랩스커트가 완성되었다.
바지였을 때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옷으로 재탄생되었다.
봄가을에 즐겁게 입을 옷이 하나 더 늘었다.
벌써부터 가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