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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집모양의 손가방은 내가 정말 좋아했던 가방이다.
벌집패턴은 섬세하게 바느질 해야 해서 조각 하나하나를 모두 손바느질로 패치워크하고 퀼팅도 핸드로 한 손수고가 많이 든 가방이었다.
너무 천을 알록달록 배치한 까닭에 옆에 있는 천에서 물이 들어 얼룩강아지가 되고 말았다.
군데군데 주름이 잡혀서 더 번짐이 심한 것 같다.
게다가 싫증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손수고 많이 들어가 아깝기도 하고, 아직 낡지 않아 좀더 쓰고 싶은 마음에 나는 리폼을 시도하기로 했다.
먼저 과감히 가방을 해체했다.
그리고 세탁기에 팍팍 돌려 깨끗하게 빨았다.
언제 얼룩강아지였던가 싶게, 말갛게 때가 빠졌다.
나는 이 둘 중 한 조각을 그냥 반을 접어서 양옆을 꿰매고 바닥을 만들었다.
그리고 바이어스를 두르고...
그렇게 단순한 모양의 손가방을 만들었다.
주름을 잡아가며 멋을 냈던 때보다 훨씬 만들기가 간단했지만, 바느질 하기가 힘들지 않아 좋았다.
거기에 지퍼와 어깨끈을 달아 크로스백으로 완성했다.
유일하게 멋을 낸 것은 지퍼 위에 추가로 단 단추!
장식으로 나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추만 잡궈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바닥도 넙적하게!
큰 가방은 아니지만, 수첩과 볼펜, 시장가방까지 소지품들이 야무지게 들어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쓸모 있는 가방이다.
이렇게 가방을 하나 만들고도 한 조각이 더 남았다.
그걸로도 같은 디자인으로 작은 손가방을 만들어야겠다.
그 가방은 손잡이를 달아, 들고 다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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