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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밌게 본 책이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은 책 속의 자수가 너무 소박하고 아름다워서였다.
화려하지 않고 담담한 느낌의 자수가 맘에 든다.
이 책을 지은 작가 '김희진'씨는 조각보에서 천연염색으로, 또 자수로 관심이 옮겨갔다고 한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들과 겹치는 것이 많아서 반가운 마음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열심히 하지 않지만, 한 때는 다 조금씩 관심을 가졌던 것들이다.
김희진 작가의 작품의 한 장면이다.
생활에 필요한 소품속에 마음이 담겨 있는 수를 놓는다.
프랑스자수로 된 이 수들은 너무 동양적이어서 프랑스 자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도 이런 수를 놓고 싶다는 생각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들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인 것은 자수의 소재가 그녀의 생활속 한 장면, 장면이라는 것이다.
처마밑에서 본 거미와 무당벌레, 제비와 같은 생명체들!
눈 사이로 삐죽이 나온 겨울풀들!
이런 장면들이 모두 시처럼 자수로 수놓인다.
무엇보다 이 책을 더 재밌게 본 것은 작품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작가의 일기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한 글들 때문이다.
김희진 작가는 수도 잘 놓지만, 글도 참 잘 쓴다 생각했다.
자수 작품에 대한 글과 생활속에서 발견한 장면과 자수, 이 모든 것이 너무 조화롭게 결합된 자수 책이다.
다른 자수 책은 이번처럼 끝까지 꼼꼼하게 읽은 적이 없다.
건성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관심이 가는 자수들만 보았었는데, '봄볕아래 수를 놓다'는 작가의 이야기 때문에 열심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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